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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둘러싼 바다』#3, 레이첼 카슨

“여러분은 바다를 찾기 위해 멀리까지 갈 필요가 없다. 옛날에 바다가 머물렀던 흔적은 어디에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옛날에 바다에 머물렀던 흔적이 우리 안에 존재하기 때문이야. 우리가 태아였을 때 양수에 에워싸여 듣던 소리, 어머니의 혈액이 흐르는 소리는 바다에서 잠수할 때 듣는 파도소리와 흡사하다고 해. 그로부터 먼 훗날 크게 앓던 밤 잠결에 파도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데.., 스으-ㅂ 파- 스으-ㅂ 파- 바다가 들고 바다가 나는 리듬, 리듬... 바다는 들숨이 깊은가... 나도 코가 뻥 뚫리네... 다음날 깨어 보니, 옆 사람이 자면서 숨 쉬는 소리더라고.


흙과 돌과 풀로 덮인 땅 아래도 그렇지만 우리 몸 안에도 “바다의 단”이 있어. 호흡, 심장박동, 내장운동 같은 걸 생각해보면, 우리 몸이 바다의 리듬을 기억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 그런가? 뭔가 그런 것도 같고 라고 말할 수 있는 뭔가 — 이 뭔가를 감각하는 것, 그런 감수성을 살리는 것이 바다숲을 살리는 것과 연관되지 않을까. 레이첼 카슨의 『우리를 둘러싼 바다』는 이 “뭔가”를 풍부하게 담고 있는 책이야. 바다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딛고 그걸 넘어가는.


  

여러분은 바다를 찾기 위해 멀리까지 갈 필요가 없다. 옛날에 바다가 머물렀던 흔적은 어디에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내륙으로 1500km쯤 들어간 곳이라 하더라도, 마음 속의 눈과 귀에 먼 과거의 그 유령 같은 물결과 파도 소리를 재현시켜 주는 증거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펜실베니아 주의 어느 산에 올랐을 때, 나는 하얀 석회암 위에 앉아 거기서 수조 개나 되는 아주 미세한 해양 동물 껍데기 모양을 발견했다. 이들은 한때 이곳을 뒤덮고 있던 대양 속에서 살다가 죽어 갔고, 그 석회질 유해가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그러고 나서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것은 암석으로 변했고, 바다는 후퇴했다. 그러고 나서 또 많은 세월이 흐른 후, 지각이 비틀리면서 암석이 위로 솟아올라 긴 산맥의 기반이 된 것이다.

 

플로리다 주의 에버글레이즈 대소택지 깊숙한 곳에서 나는 갑자기 바다의 느낌이 밀려드는 것에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바다와 똑같은 편평함, 무한한 공간, 하늘과 그 위에서 움직이고 변하는 구름이 이곳에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내가 밟고 서 있는 딱딱한 암석질 바닥 여기저기에 울퉁불퉁한 산호암이 삐죽 나와 있고, 그것이 비교적 최근에 따뜻한 바다 밑에서 만들어진 산호초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비로소 궁금증이 풀렸다. 지금은 그 바위는 풀과 물로 살짝 덮여 있다. 그러나 이 땅이 아래에 있는 바다의 단을 덮고 있는 아주 얇은 층에 불과하며, 언제라도 그 과정이 역전되어 이곳이 다시 바다로 변할 수도 있다는 느낌이 사방에서 전해져 왔다.


따라서 우리는 모든 육지에서 과거에 그곳에 바다가 존재했던 것을 느낄 수 있다.


레이첼 카슨, 『우리를 둘러싼 바다』, 이충호 옮김, 양철북(2017), p.154~155

(발췌/코멘터리: 현지예)

<바다책_갈피>는 "바다숲 알리기"의 일환으로, 관련 책에서 발췌한 구절을 공유하는 코너예요. 무수히 많은 책들의 숲에서 바다, 섬, 바다숲 등에 관한 이야기를 건져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