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생긴 지구에는 바다가 생기기 전부터 이미 조석이 일어났다. 태양의 중력에 끌리는 지표면의 용융 액체는 조석을 일으키며 솟아올라 지구 전체로 퍼져 나갔다. 그러한 조석은 지각이 냉각되며 딱딱하게 굳어지면서 점점 정도가 약해졌다. 달이 지구의 아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지구 발달의 초기 단계에서 굽이치는 점착성 액체 조석의 속도와 운동량이 커져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높이로 치솟게 한 어떤 일이 일어났다고 말한다. 이렇게 거대한 조석을 일으킨 힘은 공명 효과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 무렵에 태양 조석의 주기는 액체 지구의 자유 진동 주기에 접근하다가 일치했다. 그래서 모든 태양 조석은 지구의 진동에서 더 큰 운동량을 얻었고, 하루에 두 차례씩 일어나는 각각의 조석은 바로 그 앞에 일어난 것보다 더 커졌다. 물리학자들은 그렇게 괴물처럼 점점 커져가는 조석이 500년 동안 계속되면, 태양을 향하고 있는 쪽의 조석이 너무 높이 솟아오른 나머지 불안정해져 우주 공간으로 떨어져 나가게 된다고 계산했다. 그렇지만 새로 생겨난 위성은 곧바로 물리학 법칙에 따라 지구 주위의 궤도를 돌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우리가 보는 달이 생겨난 것이다. 


지구의 지각이 반액체 상태일 때가 아니라 약간 굳어진 상태에서 이러한 사건이 일어났다고 믿는 데에는 근거가 있다. 지구 표면에는 지금도 거대한 상처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 상처자리가 바로 태평양이다. 일부 지구물리학자들은 태평양 바닥이 지구의 중간층을 이루는 물질인 현무암으로 이루어져 있는 반면, 다른 대양들은 맨 바깥층을 이루는 주요 물질이 얇은 화강암층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태평양의 화강암층은 어디로 갔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는데, 달이 생길 때 떨어져 나갔다는 것이 일반적인 가설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도 있다. 달의 평균 밀도는 지구보다 훨씬 작은데(5.5에 비해 3.3), 이것은 달이 지구의 무거운 철질 핵 물질을 하나도 포함하지 않고, 바깥층의 화강암과 일부 현무암만으로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 


- 레이첼 카슨, 『우리를 둘러싼 바다』, 양철북, 2017, p.28~29

내 기억에 가장 선명하게 떠오르는 조석과 생물 사이의 관계는 아무런 특징도 없이 아주 작은 편평한 몸을 가진 지렁이류인 콘볼루타 로크코펜시스(Convoluta rescoffensis)이다. 이 동물은 브리타니 북부와 채널 제도의 모래 해변에 산다. 콘볼루타는 녹조류와 놀라운 공생 관계를 맺고 사는데, 녹조류 세포가 콘볼루타의 몸 속에 들어가 살기 때문에 그 조직은 녹색을 띠게 된다. 콘볼루타는 공생 관계인 식물이 만들어 내는 녹말을 먹고 사는 영양 섭취 방법에 완전히 의존하기 때문에 소화 기관이 퇴화해 버렸다. 녹조류 세포가 광합성(햇빛이 필요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콘볼루타는 썰물이 빠지자마자 조간대(간만 사이의 해안)의 축축한 모래에서 밖으로 나오는데, 이 때 모래 바닥에는 수천 마리의 콘볼루타로 이루어진 커다란 녹색 얼룩이 곳곳에 나타난다. 물이 빠진 몇 시간 동안에 콘볼루타는 이렇게 햇빛 아래에 나와 있고, 그 동안에 식물은 녹말과 당을 만든다. 그러나 밀물이 다시 들어오기 시작하면, 콘볼루타는 파도에 휩쓸려 깊은 물로 떠내려가지 않도록 다시 모래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따라서 콘볼루타의 삶은 조석 주기에 따라 썰물 때에는 햇빛을 받기 위해 위로 올라가고, 밀물 때에는 모래 속으로 들어가는 행동의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다.

 

콘볼루타의 행동 중에서 가장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 게 한 가지 있다. 한 해양생물학자가 어떤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콘볼루타 군집 전체를 실험실로 옮긴 적이 있다. 그 곳의 수족관에는 조석이 일어날 수 없었다. 그러나 콘볼루타는 매일 두 번씩 수족관 바닥의 모래 위로 올라와 햇볕을 쬐었다. 그리고 매일 두 번씩 다시 모래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뇌나 기억이라고 부를 만한 것도, 심지어 분명한 지각조차 할 수 없는 콘볼루타가 이질적인 장소에서도 그 작은 녹색 몸의 모든 신경 섬유로 멀리 떨어져 있는 바다의 조석 리듬을 기억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 레이첼 카슨, 『우리를 둘러싼 바다』, 양철북, 2017, p.235~236

(발췌/편집: 현지예)